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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원성 빗발친 ‘단양느림보강물길걷기행사’
무개념 ‘위험천만 산행코스’에 노약자들 분통
기사입력  2018/03/04 [08:56]   임창용 기자
▲ 단양느림보강물길걷기행사가 열린 생태체육공원에서 참가자들이 진행자의 구령과 율동에 맞추어 몸 풀기 체조를 하고 있다.     © 임창용 기자


넘어지고
, 미끄러지고, 아우성

 

충북 브레이크뉴스임창용 기자=산뜻하게 출발했던 단양느림보강물길걷기행사가 최악의 산행코스로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칫 대형 안전사고 위험을 초래할 뻔 했다는 점에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적십자단양지구협의회가 주최하고 단양군이 지원한 걷기행사가 지난 3일 오전 11시 단양생태체육공원에서 열렸다. 날씨는 화창했다. 올 봄 첫 주말을 맞아 따사로운 봄볕을 받으며 사람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 머릿속 잡념과 나뿐 기운을 씻어내고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시며 마음속 긍정의 에너지로의 충전을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어 집결지에서 경쾌한 리듬에 맞춰 몸 풀기 에어로빅과 체조를 마치고 1110분경 출발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으며 미소 띤 얼굴로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첫 번째 코스 도담삼봉을 지나 두 번째 코스 제3주차장까지 1150분경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정성껏 마련한 어묵과 따뜻한 커피가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환한 얼굴로 반기며 만족스런 마음으로 휴식을 취했다. 물론 맛도 일품이었다.

 

이어진 난코스는 약 2킬로미터에 이르는 산 오르기였다. 등정하는 코스는 양지바른 길이라 올라가기에 문안했다. 물론 연세가 많은 분들은 다소 무리였으리라, 등산로는 좁디좁아 한 사람 지나갈 정도의 폭이었다. 이동 구간도 더뎠다. 어린이나 거동이 느린 노인 분들의 걸음걸이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그나마 산 정상까지는 기분 좋게 올라왔다. 봄의 정취를 흠뻑 느끼며 행복한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인증샷을 찍거나, 환하게 웃으며 산 아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산 길 미끄러져 넘어지고 엉덩방아 찧는 수난

 

▲ 걷기행사 참가자들이 미끄러운 등산로를 피해 위험천만한 산길을 내려오고 있다.     © 임창용 기자

 

그러나 기쁨도 잠시, 문제는 내려가는 길이다. 4부 능선부터 최악이었다. 하산 코스는 음지로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윗부분은 황토진흙에 아래는 얼어붙어 그야말로 진흙빙판을 연상케 했다. 등산화를 착용한 젊은 남성들도 맥을 못 추었다. 여성과 아이들은 속무무책이었다. 어떤 분들은 미끄러운 신발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구르고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졌다. 그중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연세가 지긋한 여성분들이다. 차마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촬영할 수가 없었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하산을 돕기로 했다. 자칫 구르다 돌이나 나무에 부닥치면 큰 부상 위험 때문이다.

 

우선 연세가 많은 여성들부터 손을 꽉 잡고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했고, 긴 나무를 이용해서 밧줄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어린아이는 보듬어서 아래로 옮겼고, 또 다른 아이는 손을 잡고서 나무에 의지해 언덕을 내려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도 몇 차례나 미끄러졌다. 어떤 이는 걷기행사인줄만 알고 어린자녀들과 함께 킥보드까지 들쳐 메고 산에 올랐다 하산하느라 몹시 고생하기도 했다.

 

▲ 내려오는 하산 길은 마치 군에서나 있을 법한 유격훈련을 연상케 했다. 사진은 서로 잡아주며 산비탈을 내려오는 모습.     © 임창용 기자

 

산을 내려온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싹 가셨다. 잔뜩 화가 난 표정들이다. 행사를 마치고 즐거웠다기보다 고생했다는 넋두리가 흘러나온다.

 

한 여성은 위험한 구간에 안전요원도 배치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어떤 할머니는 너무 힘들고 심장이 띄어서 못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행사 집결지까지 차로 태워 동승하는 도중에, “청심환이라도 먹어야 겠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산 과정에서 일부의 사람들은 속절없이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등 수난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정씨(70, )는 오른쪽 골반 통증과 코의 찰과상으로 제천 서울병원에 실려 갔다. 병원관계자는 미세골절 가능성이 있어 입원할 것이라는 답변이다.

 

문제는 상황이 이런데도 주최 측은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새다. 서명화 적십자단양지구협의회장은 지난 2월부터 행사를 준비했고 사전 답사를 다녀왔으나 날씨가 따뜻해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며 날씨를 탓한다. 이어 사람들 중간 중간에 남자직원 25명을 배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산 정상까지 올라갔으나 안전을 맡은 남자직원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서 회장은 정작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사태 파악을 못하는 듯 했다.

 

이번 행사는 한마디로 준비 소홀과 안전장치 미흡, 여기에 산행이 포함된 너무 긴 코스, 오랜 시간 소요, 위기대처능력 부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들 행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점심을 걸렀다. 필자도 2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식당을 찾아야 했다.

 

사고를 예방대비하지 못하는 안전 불감증은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에서 오는 오랜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였다. 최근 안전이 화두다. 해빙기 안전사고를 고려하여 신중했어야 했고, 대다수 행사에 노년층이 여전히 많은 데도 전혀 배려하지 못했다. 연로한 분들이 노구를 이끌고 산행하도록 기획방치했다면 큰 잘못이다.

 

지난해 연말 열린 잔도길 걷기행사는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행사엔 비난이 쏟아졌다. 코스를 세심하고 꼼꼼하게 기획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행사의 취지를 살리지 못해 그야말로 뒷맛이 개운치 못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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